101명이나 '또' 나온다는 말은 나로 하여금 대체 왜 저런 방송을 또 하는가! 라는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사실 프로듀스101 시즌1을 볼 때도 여자 연습생 101명이나 나와서 자신을 뽑아달라고 외치는 거에 대해서 뭔가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볼 생각은 없었다. 사실 시즌1 때도 그냥 재미로 봤었지 투표를 열정적으로 하거나 누가 데뷔를 못하면 슬플 것 같다, 한 마디로 나의 '원픽'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시즌1을 봤던 그 때 내 생각을 정리해보자면, 첫 번째는 우리나라에 저렇게 기획사가 많았나? 하는 거였다. SM, JYP, YG 이렇게 흔히 3사라고 알려진 회사 말고 큐브, 젤리피쉬 등등의 기획사 말고도 엄청나게 많은 숫자의 기획사가 나오는 것을 보고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두 번째는 이렇게 많은 기획사 속에서 가수의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뭐 요새는 개나소나 아이돌이 된다고 하지만 사실 그 '개나소나'는 따지고 보면 성립될 수 없는 말인게 아이돌을 만들 때 단지 얼굴만 엄청나게 예쁘다고 노래를 기깔나게 잘한다고 뽑을 수는 없다. 회사 입장에서 보면 그들은 투자를 한 것이고 그만큼의 수익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당연히 투자 가치가 있는 '상품'들을 고르게 되는 것이고 그 조건에 적합한 친구들이 데뷔라는 것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 사실 이건 시즌2에서 더 드러나는 것 같은데 데뷔를 했다고 마냥 꿈을 이룬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참 가슴이 아팠다. 매년 새로운 아이돌 그룹은 계속해서 데뷔를 하고 있지만 그 중에 정말 소수만 대중들에게 알려지고 그렇지 못한 그룹들은 인기를 얻지 못하고 도태된다는 사실이 참 안타까웠다.


 그리고 프로듀스 101 시즌2는 방송을 했고 몇 가지 느낀 점을 적어본다면 이렇다.

 내가 방송을 보게 된 계기는 윙크남으로 유명해진 박지훈 때문이다. <나야 나> 무대를 할 때 윙크를 했던 그 모습을 잊을 수 없다. 그 윙크남 짤로 이 친구가 인기를 얻게 된 건 말할 필요도 없고. 사실 윙크남 짤을 보고 잘생겼다고 내 자신이 그렇게 생각했으면서 그냥 단지 얼굴이 잘생겼다고 인기를 얻는 것에 대해서는 또 반감이 들었다. 실력 좋고 잘생긴 친구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 움짤 하나로 뜰 수 있지? - 이렇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듣자하니 그 무대에서 200번이나 윙크를 했다고 한다. 또 꽃가루도 직접 손에 쥐었다가 날렸다고 했다. 그거 듣고 생각이 완전 바뀔 수 밖에 없었다. 왜, 기회는 준비하고 있는 자에게 찾아오는 거라고. 그 박지훈이라는 사람이 단순히 윙크 한번 했다고 카메라에 우연히 잡혔다는 것이 어쩌면 말이 안되는 것일 수도 있다. 몇 번이고 반복해서 표정을 지었고 카메라에 한 번이라도 잡히기 위해 노력했으니 그렇게 멋있게 예쁘게 카메라에 잡힐 수 있었던 게 아닐까, 결국은 노력을 통해 이루어 낸 인기가 아닐까 생각했다. 나중에 이 친구가 정식 데뷔를 하게 된다면 많은 인기를 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뉴이스트. 물론 뉴이스트라는 그룹을 알고 있었어도 난 플레디스 연습생으로 더 자세히 그들에 대해 알게 되었다. 2012년에 데뷔를 했었고 '여보세요'라는 노래로 꽤나 이름을 알렸었는데 어쩌다보니 2017년이 된 지금은 그들의 이름이 많이 잊혀진 상태였다. 그렇게 플레디스 연습생으로 7,8년차가 된 그들은 활동명이 아닌 그들의 본명을 가지고 나왔다. 

 어떤 댓글에서 '이렇게 두 세달동안 방송 하나로 뜰 얘들을 왜 진작에 알아보지 못했을까'라는 이야기도 많았고 그들이 겪어온 5-6년의 세월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하지 못하겠다며 너무 미안하다는 댓글들도 있었다. 나 역시도 동감했다. 


 초반에 형평성 논란이 엄청 많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인기가 많고 인지도가 높았으면 이 프로그램에 나올 거라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인기가 많은데 엠넷에서 하는 서바이벌을 통해 11인 안에 드는게 대체 뭐가 이득이라고. 그게 아니니까 나온거겠지. 오죽하면 팬들은 얼마나 망한 그룹이었는지를 알리고 다녀야한다는 슬픈 우스갯소리도 했다. 1회부터 다 챙겨본 사람으로서 그들은 인기가 많아질 만했다. 어니부기로 유명한 김종현은 리더의 참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팀을 잘 이끌었고, 자기의 포지션인 보컬에서 전체 1위까지 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가슴아픈 무대였다. 가사가 참 슬펐어서. 그리고 강동호는 보컬이 워낙 뛰어나서 불장난과 열어줘에서 메인보컬을 했고, (물론 중간에 불장난 조에서 말투나 행동으로 인해 여러 오해를 사긴 했는데 이 점은 조심해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 연습생이 내 원픽이 아니라면 행동이나 말투가 악마의 편집인지 아니면 진짜인지 알 수가 없으니까. 나야 뭐 여러가지 영상을 보면서 말을 무섭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았으니까) 그리고 분량 없는 최민기 연습생. 진짜 분량 좀 줘라! 여기서 켄타 연습생의 분량이 좀 줘라! 라는 짤을 소환하고 싶어졌다. oh little girl 에서 센터의 역할을 완벽히 했는데 언급이 없어서 좀 아쉽다. 순위도 그래서 좀 아쉽고. 황민현 연습생. 황제라는 별명 가지고 계시던데 목소리를 들어보고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됬습니다. 목소리가 짱이예요! 이번에 네버에서 센터하신 거 보고 감명 많이 받았습니다.


 하다보니 너무 길어졌는데 또 생각난 건 제발 분량을 공평하게 나눠줘야한다는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언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101명이나 불러놨다. 11명도 아닌 101명, 가수가 되고 싶어 한 길만 바라본 사람만 101명이다. 그런데 왜 자꾸 분량을 주지 않는 것인지, 최소한 시청자들이 이 친구의 매력을 보고 실망을 하거나 좋다고 할 수 있는 기회는 줘야되는게 아닐까? 첫 번째 순위식 보면 난생 처음 보는 얼굴과 이름을 가진 친구들이 많다. 출신지, 소속사 등이 다를 뿐이지 꿈은 똑같은 사람들이다. 간절하고 그래서 서바이벌에 나왔는데 왜 자신의 끼를 보여줄 수 없냐는 게 문제인 것 같다. 오죽하면 할당제로 돌아가면서 분량을 내가 그들에게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무엇보다도 내가 제일 많이 생각한 건 과연 국민프로듀서라는 이름을 가지고 아이돌을 만들어내는 게 정말 괜찮은 일인가 하는 것이었다. 

 항간에는 그런 이야기들이 있다. 얼굴만 보고 뽑는 거 아니냐고, 몇 명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이렇게 데뷔하면 노래는 누가 하냐고, 그래서 일명 '와꾸픽'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얼굴만 보고 뽑는다는 말을 이야기하는 것-

  나도 처음에는 단순히 사람이 자신의 취향으로 결정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아이돌이 실력이 있거나 어느 정도 멤버간의 케미가 좀 보이고 일정해야 데뷔를 했을 때 멋있는 무대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엠넷이 만들어 낸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그게 아니었다. 내 손으로 직접 만드는 아이돌, '국민 프로듀서', 이렇게 수십번도 이야기했다. 당연히 국프의 취향이 반영될 수 밖에 없고 그 멤버들이 데뷔를 하는 것이, 그게 이 방송의 최종 목적이었다. 그럴 필요가 없었으면 그냥 전문가들 모셔놓고 101명 중에 실력 좋은 애, 괜찮은 애로 뽑았겠지. 그런데 그게 아니니까. 그리고 의외로 국민프로듀서인 사람들은 냉정하다. 과거가 안 좋은 사람들은 진즉에 떨어져 나갔고 자신의 원픽을 홍보할 때 비주얼뿐만 아니라 이제는 실력적인 면을 이야기할 줄 알만큼 -그리고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팬들의 '영업'이 잘 될 수 밖에 없다- 자신의 픽에 대한 철저한 애정과 분석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단순히 얼굴만 보고 뽑을거라는 반감을 가진 자들의 말이 통하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댓글들은 당연히 무시될 수 밖에 없고.


이제 금요일이면 최종 데뷔 멤버가 정해진다. 20명이 생방송에 오르게 된다.

 11인은 이제 2년동안 국민프로듀서의 지지를 받으면서 활동할 것이기에 그들에게 미리 축하의 인사를 전해주고 싶다. 그리고 데뷔하지 못한 9명의 친구들에게 더 좋은 무대에서 만나자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다. 

최종 데뷔 멤버가 누가 되던지에 상관없이 자신의 꿈을 향해 멋있게 나갔으면 좋겠다. 비록 브라운관에서 보는 사람들이었지만 그들의 간절함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져 그들 모두가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추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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