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101 시즌2에는 참 아쉬운 친구들이 많았다. 분량이 적어 안타까웠던 친구들, 편집으로 희생당한 친구들. 이렇게 기억나는 사람은 많고 아까운 사람은 더 많겠지만 내가 조용히 마음 속으로 응원하던 친구를 한 번 써보려고 한다. 바로 위에화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 안형섭이다. 내가 그를 왜 응원하는지 이유를 생각해보며 오늘은 그에 대한 리뷰를 한 번 써보려고 한다.

Ceci 화보
Ceci 화보

 첫 번째는 정말 단순한 이유인데, 그가 우리 지역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 지역, 바로 거기에 살지는 않았지만 옆 동네라는 이유는 당연히 친근감을 심어줄 수 밖에 없었고 방송에 잡힐 때마다 ‘저 친구 우리 지역인데!’라는 마음으로 응원을 시작했던 것 같다.


 두 번째는 순수함. 예전에 플라워섭이라는 닉네임으로 블로그를 운영했다고 하는데 그 때의 글들을 보면 어떻게 말을 저렇게 예쁘게 하지 싶었다. 중2병이라고는 겪어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소설책에 ‘18살, 순수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잘하며 티없이 맑은 고등학생’이라는 등장 인물 소개가 등장한다면 이 친구를 표현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방송에서도 말을 조곤조곤 예쁘게 하는 것을 보고 이 친구 착한 친구구나 모니터에서 보면서 느낀 사실 중에 하나였다. 


  운동장 스텐드에 서 보니 세상이 넓어보이면서도 작아보이고

내 손 안에 다 넣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나는 충분히 지지 받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란걸.

그때부터 그냥 아무 이유 없이 남들 앞에 서고 박수 갈채 받는게 행복했다.


 가끔 저 세상이 있을까 생각하고,

난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영원한 이별이 없었으면 좋겠어서.

 

 세 번째는 내가 그를 처음 인식하게 된 계기이다. 사실 이 이유를 통해 그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덕분에 그가 우리 지역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를 인식하게 된 세 번째 계기는 바로 ‘Pick Me’를 추던 그의 모습.


 프로듀스 10 시즌2의 방송을 처음부터 보지는 않고 후반부부터 본 터라 인물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많았는 데 어느 날부터 픽미소년이라는 것이 커뮤니티에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대체 누구길래 하는 궁금증에 찾아보게 되었고 101명의 연습생과 트레이너 선생님들 앞에서 자신감있게 맨 앞에 나와 픽미를 췄다. 잊을 수가 없다. 정말 내가 그 곳에 있었다고 생각한다면 꿈도 못 꿀 일이었을 것같다. 

 쉬는 시간에 지치지 말라고 틀어준 픽미이지만, 그 공간의 중압감은 이기기가 힘들다. 또 심리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지쳤을 게 분명했다. 솔직히 말해, 따지자면 지침이나 부담감보다는 누가 ‘감히’ 저 앞에 나가서 춤을 추겠다고 생각하겠는가. 그렇지만 그는 해냈다. 자신감 있는 표정에 틀리지 않는 동작까지. 그의 용기에 감탄했다.  19살의 고등학생이다. ‘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초짜인 연습생. 그런 고등학생인 그 어린 친구가 자신감있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분량을 챙길 수 있었던 그 모습이 대단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아마 그 모습에 나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까. 

 본인은 나중에 인터뷰에서 분량을 계산한 게 아니라 너무 흥이 나서 나갔다고 했는데 끼도 있는 친구임을 알 수 있다. 4차원적인 면모도 돋보이지만. 

 -여담이지만 형섭이의 픽미 영상을 네이버캐스트에 올라온 영상 링크 없이 동영상으로 보여주고 싶어 편집을 열심히 해봤는데 20MB 이상은 올라가지 않는다. 한 시간이나 해봤지만 실패.. 네이버캐스트로 대신하는 수밖에-

  

 

 네 번째는 연습량. 이 연습량이라는 것은 내가 직접 연습을 같이 했거나 옆에서 지켜봤던 사람이었을 때 정확히 판단이 가능한 것 중에 하나이다. 시청자인 내 입장에서 알 수 있는 것이라고는 방송을 통해 보여지는 모습 뿐인데 우연히 비하인드 영상에서 발견한 것이 있었다. ‘Shape of You’를 연습하던 박성우 연습생에게 노태현 연습생이 ‘형섭이보다 열심히 하는 사람 처음 봤어!’라는 식의 이야기를 건넸다. 

 놀랐던 점은 형섭이가 언급되었다는 것. 누구나 다 알고있겠지만 엥간한 연습량이 아니면 다른 사람들의 입에 '노력형'이라고 언급되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아이돌들의 인터뷰에서 보면 [ 한 동작을 몇 시간이고 연습했다. 춤선을 살리기 위해 미친 듯이 반복했다. 독한 사람이다.] 이제 이 정도가 되었을 때 ‘저 친구는 진짜 독해요. 연습벌레라니까요’라는 소리가 인터뷰에 나올 수 있는데 이렇게 입을 모아 안형섭의 연습량과 노력을 칭찬할 정도면 성실함이 반증된 것이 아닐까.

 이렇게 노력하는 모습은 방송을 타기도 했다. 등급평가 때 D를 받았고 재평가 때는 A를 받았다.

 ‘형섭아, 형이 솔직하게 말하면 넌 노래에 재능이 아예 없어’ 가수를 꿈꾸는 사람로서 치명적인 말이다. 가수, 노래와 춤을 다 잘하는 올어라운드가 되고 싶어 이 자리에 나왔을텐데 보컬리스트에게 재능이 없다는 이야기를 누가 듣고 싶을 것이고 예상이나 했을 수 있을까? 그리고 그 후에 형섭은 이렇게 말한다. 


무슨 변수가 생겼다고 해서
무언가를 안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그래도 부딪혀 보는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지 않을까 전 생각해요.


 그리고 보이는 신은 뛰면서 노래를 하고 하루종일 연습을 하는 장면들 뿐이다. 등급 평가 당일날 그는 표현에 의하면 기분 좋은 뒷통수를 쳤다. 노래에 재능이 없다는 말을 들은 보아는 ‘얘 노래 하는데?’라는 표현을 내놓는다. 나 역시도 이 친구의 인터뷰에서 매우 감명을 받았다. '그런 이야기를 들어서 너무 속상했다. 우울했다' 자기 표현이 아니라 그 말로 인해 오히려 자신이 더 잘 할 수 있는 사람임을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가 담긴 말이라니.

 그 연습기간이 얼마나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얼마인지가 중요하지도 않지만, 그는 인정을 받은 것이다. 오로지 자신의 노력을 통한 실력으로. 이렇게 열심히 하는 이 친구가 난 보기 좋았다. 

 

 그리고 사실 그 뒤의 방송을 이야기하자면 이 친구를 응원했던 사람으로 참으로 힘든 여정이 아닐 수 밖에 없었다. 순위발표식의 논란으로 이어져 분량이 사라져버렸고, ‘Get ugly’라는 레전드 무대에 참가했음에도 많이 잡히지 않는 것 같아 속상했다. 오죽하면 예고편에서의 모습을 본편에서도 보여주지 않는 일까지 일어났다. 답답했지만 방송 전후로 올라오는 개인별 직캠에서 그는 보이지 않는 또 다른 노력을 하고 있었다.

 

 다섯 번째 이유는 위에서 말한 바로 그의 보이지 않는 노력. 표정이나 소품을 이용한 무대연기와 같은 것들이다. 

 여러 가지 무대를 해왔지만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두 무대는 첫 번째가 ‘Get ugly’다. 개인적으로 이 무대를 같이 꾸민 다른 연습생들의 춤 실력이 워낙 뛰어나서 걱정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 나머지 연습생은 춤을 특기라고 써 놓은 친구들이었고 그 속에서 잘 어우러질 수 있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괜한 기우였던 것 같다. 춤을 실수 없이 잘 소화해냈고 무대가 잘 나왔다. 각자가 센터에 서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 때 형섭이의 표정이 참 대단했다. 

 이 때의 직캠을 보며 생각했던 것이 이 친구는 정말 노력형이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수없이 노력해서 동작을 익히고 반복한 다음 어떤 표정이 어울릴지 어떤 것이 괜찮을지 연구하고 또 연구해서 최상의 모습을 카메라에 보여주려고 하는 사람 같았기 때문이다.

 유튜브 mel 307 님의 채널에서 가져왔습니다. 문제가 된다면 지적해주세요!

 

 두 번째는 ‘Oh little girl’ 장미꽃을 어떻게 빼놓을 수 있겠습니까. 비하인드 영상에서 그는 말한다. ‘장미꽃은 직접 준비해온거예요?’ ‘네, 국민 프로듀서님께 더 좋은 무대를 보여주고 싶어서 준비해봤다’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영상을 본 기억이 있는데 100퍼센트 이 대사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그러나 본인이 직접 준비했다는 것은 사실이니까- 

 무대에는 덜 잡힌 것 같아 살짝 아쉬웠는데 자기한테 뭐가 잘 어울리는지를 아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노래 자체도 그렇고 장미꽃을 보여준 것도 딱 형섭이에게 잘 어울리는 분위기였던 것 같다. 사실 이 노래에 춤을 추는 형섭이의 모습이 가장 보기 좋았다. 딱 그 나잇대에 표현할 수 있는 상큼? 풋풋함이 너무나 잘 묻어나오는 것 같아서.- 

 

 지금 그는 예능 프로그램에도 나오고 화보도 찍는, 인지도 0의 연습생에서 그래도 이름을 알려나가고 있다. 여러가지 이유를 나열했지만 내가 그를 가장 많이 응원한 이유는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 친구보다 나이가 어리지도 않고 같은 가수의 길을 가는 사람도 아니다. 그러나 그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내 자신도 이렇게 노력하고 열심히 하다보면 길의 끝에 웃고 있을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덤으로 말을 예쁘게 하는 것도, 노력하는 것도, 보여지는 직업을 꿈꾸면서 보여지는 모습을 항상 연구하는 그 자세가 너무 예뻐보였다.


 그 친구를 응원하는 사람은 나도 그렇지만 참으로 많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 사람이 말하는 언어나 화법을 통해 그 사람에 대해 파악을 하려고 하는 편이다. 그렇게 파악한 그는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고, 앞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을 친구임이 틀림없다는 것이었다.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사실 중에 하나는 그 친구가 자신이 받고 앞으로도 받을 사랑에 절대 자만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일 것 같다고 느꼈던 것이었다.

 무대 위에서 연습생 안형섭이 아니라 가수 안형섭으로서 그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사랑받기를 바란다.


 잡지 얼루어와의 인터뷰에서 노력을 만드는 원동력이 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죽더라도 나를 위해 투자하다가 죽으면 좋은 거겠지.' 라고.  자신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그가 바라던 것처럼 아무 이유 없이 그의 존재만으로도 무대 위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박수 갈채를 받을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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