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101 시즌2에 4명의 소년들이 나왔다. 데뷔 6년차, 뉴이스트라는 이름으로 2012년 데뷔한 그들은 과감히 가수라는 타이틀을 떼고 플레디스 연습생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데뷔 6년차였지만 그에 비해 그들의 인기는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었다. 2012년에 같이 데뷔한 동기들 사이에서 첫 시작은 괜찮았다. ‘Face’라는 곡은 사회비판적인 내용을 담아 나름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그들은 그 해 해외활동을 시작했다. 일본투어, 남미투어를 돌았다. 한국에서의 활동보다는 주로 해외활동을 많이 했던 것이 이유였는지 한국에서 ‘뉴이스트’의 이름을 아는 이는 많지 않았다. ‘여왕의 기사’, ‘Love paint’와 같은 곡들로 최근 2016년에 컴백했지만 그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그리고 그들의 출연기사가 떴을 때 반응은 극과 극이었다. 제일 많이 나왔던 반응은 ‘데뷔 6년차가 서바이벌에 나오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 ‘팬층이 있는 사람이 연습생들과 인지도 차이에서 이길게 뻔하다’ 이런 식의 반응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반대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었다. 데뷔 6년차 아이돌 가수가 과연 연습생들과 데뷔를 두고 다뤄야하는 서바이벌에 나왔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제 뉴이스트가 해체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대중분들께서는 이미 망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고, 회사도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고’, ‘수익을 많이 내지 못해서 앨범을 내달라고 요구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어요’, ‘저도 잘 되보고 싶어요. 아이오아이처럼, 그리고 세븐틴 애들처럼요’…

데뷔 6년차였던 그들이 사전인터뷰에서 쏟아낸 말들이었다.

 

 방송이 전파를 타기 전 대부분이 뉴이스트, 아니 플레디스 연습생들의 스토리를 만들기 위한 에피소드들이 많이 보일거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 외로 이들의 분량은 엄청나게 적은 '나노 분량'이었다.


 뉴이스트의 리더였던 JR은 김종현이라는 이름으로 리더를 맡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부터 티셔츠 한 쪽에 L이라는 스티커가 붙여져 있는 게 당연한 사람이 됐다. 뿐만 아니라 같이 팀을 했던 사람들에게 ‘종현형때문에 리더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라는 이야기가 나오게끔 한 장본인이 됐다.


 리드보컬 민현은 적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선구안을 보여주며 ‘황갈량’ ‘황국프’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어 컨셉평가의 센터를 맡게 되었고 워너원의 멤버로 데뷔하게 됐다.


 뉴이스트의 독보적인 캐릭터였던 렌, 최민기는 컨셉평가의 센터를 맡기도 하고 '어깨깡패'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냈지만 거의 방송에 잡히지 않았다.


 메인보컬이었던 백호, 강동호는 잠시 악편을 당하기도 했지만 '불장난', '열어줘'라는 곡의 메인보컬을 맡으며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렇게 뉴이스트로 나온 그들 4명 중 1명만이 데뷔를 하게 되었다.

 

 방송 이후가 더 놀라웠다. 이들을 지지하는 팬층이 급속도로 증가했다. 프로듀스 101 방송 특성상 개인팬이 많이 생겨날 수 밖에 없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들은 ‘플디즈’라는 별명을 얻으며 개인팬뿐 아니라 이들 전체를 지지하는 팬덤을 만들어냈다. 이는 자연스럽게 ‘플디즈’에서 방송이 끝난 뒤에는 ‘뉴이스트’를 좋아하는 분위기로 바뀌게 되었다. 그러나 민현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의 활동 계획은 정해진 것이 없었고 기약이 없었다.


 그리고 프로듀스101 생방송이 끝난 뒤, 그들이 2013년에 발매했던 ‘여보세요’는 차트 역주행을 시작으로 차트 상위권에 자리잡았다. 나중에 전해지길 회식자리에서 차트 역주행을 본 그들은 한 명만 데뷔에 성공했다는 슬픈 분위기에서 감격의 분위기로 바뀌며 기뻐했다고 한다.


 이들을 지지하는 팬들은 멈추지 않았고 'Love Paint', '여왕의 기사'와 같은 다른 곡들과 뮤직비디오를 음원 순위, 그리고 네이버 티비와 같은 사이트에서 상위권에 올려놓기 시작했다. 이는 단순히 이들을 지지하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것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화력’을 보여준 셈이 되었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다시 활동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하면 맞는걸까.


 그렇게 뉴이스트로 돌아온 그들은 예능에 캐스팅되기 시작했고 이어 화장품 광고의 모델이 됐다. 이전에 발매했던 '여보세요' 음원을 2017년 버전으로 새로 내기도 했다. 그리고 이젠 뉴이스트W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뉴이스트W, 기다려 준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담아, 그리고 잠깐은 자리를 비울 그 친구에 대한 기다림의 마음을 담아 지은 유닛 팀명. 플레디스는 참 문과적 감성이 뛰어난 회사같다. 같은 회사 소속인 세븐틴 스탭의 공지나 뉴이스트 팬카페 스탭들의 공지를 보면 말을 예쁘게 써준다는 말이 들었다. 이번 팀명의 의미도 그렇고.

 

 ‘있다면’, 이들이 처음 가지고 나온 노래의 제목이다. 가사가 참 평범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쁜 뜻은 아니다. 평범한 가사에서 진심이 드러났다.

 랩메이킹을 리더인 JR이 직접 했다고 하는데 사실 그 전까지 가사를 잘 쓴다고 특별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 노래를 듣고 생각이 바뀌었다. 랩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그래서 라임, 플로우, 뭐 가사가 어떻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없지만 일상적인 단어들로 풀어냇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어려운 단어 없이 ‘지금은 함께 할 수 없는 것, 또는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담담하지만 깊은 슬픔으로 그려냈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있다면 지금까지 놓친 필름 속에
있다면 지나갔던 우리 추억 속에
빠져 헤엄쳐 향기는 진하게 배여서
그런지 허전함은 내게 배가 되었어
떠나 보내고 나서 널 생각해 봤자
미련하게도 아직 난 꿈인 것 같아
너의 빈자리 그 자린 계속 비워둘게
안녕이란 말은 잠시 넣어둘래

 

 다시 만나 활짝 웃을 수 있다면
다시 한번 같이 걸어갈 수 있다면
아름답던 너의 목소리가 잊혀지지 않았어

 

 완전체는 아니었지만 뉴이스트W로서의 첫 모습을 보고 싶어 나는 V live를 챙겨봤다. 또 프로듀스101 방송때부터 ‘플디즈’를 지켜봤던 사람으로서 어쩌면 팬으로서 내가 본 이들의 모습은 이랬다. 


 성대결절에 걸렸었지만 무대를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겨냈다는 메인보컬 백호. 그는 가끔은 아무 말이나 던져서 다른 멤버들을 어이없게 하기도 했다. 이런 백호를 컨트롤할 줄 아는 일명 '컨트롤러' 민현은 무대 밑에서는 멤버들을 정리할 줄 아는 '단호함'을 지니기도 했고 무대 위에서는 미성으로 곡의 분위기를 이끌어 나가는 사람이었다. 

 다른 멤버들보다 나이도 2살이나 더 많은 '맏형' 아론. 하지만 그는 가끔은 막내같은 맏내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무대 위에서는 카리스마 있게 영어랩을 뱉어냈고. 다른 멤버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소중한 존재인 렌은 화면에 비춰지는 가수의 모습으로서 최선을 다하기 위해 비주얼 메이킹에 직접 신경을 쓰는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줬다.리더로서 팀워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JR은 애어른같다가도 가끔은 허당인 모습을 보여줬고. 이렇게 이 다섯 명의 조합은 굉장히 좋았다. 


 4명의 플디즈를 좋아했던 팬들이 5명의 뉴이스트를 좋아하게 된 것도 이런 모습때문이었을 것이다. 정말 한 가족처럼 서로 의지하며 끈끈하게 잘 지내는 모습들과 숙소를 집이라고 표현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한 멤버만의 팬이었다가도 모든 멤버들을 좋아하게 되고 응원하게 되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내가 제일 중요하고 가장 크게 느낄 수 있었던 건 이들은 감사할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6년동안의 활동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한 해외활동 중에도 국내에 있던 국내팬들에게 자신들을 기다려주어서 감사하다는 것을 팬카페에 나타나 직접 표현하는 사람들이었다. 


 팬들도 따라잡을 수 없는 방문수, 이틀에 한번꼴로 글을 쓴 것 같아보이는 게시글 수와 댓글 수. 방송이 끝난 뒤에는 자신들의 팬이라 고맙다며 앞으로 감사하며 팬들에게 보답하고 살겠다고 이야기할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오늘은 멤버 렌이 이런 말을 했다. 자신이 가진 게 많지 않지만, 그 많지 않은 것으로라도 팬들에게 보답하고 살겠다고, 너무 감사하다고. 어느 가수나 그들의 팬들에게 고맙지 않은 부분이 없고 잘해주고 싶겠지만 이들이 팬에 대해 전하는 고마움은 무언가 가슴 아픈, 정말로 이들이 팬들에게 다 해주고 싶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제 뉴이스트W는 각자 예능에 출현하기도 하고 노래에 피처링을 하기도 하면서 그들의 활동을 시작해나갈 것이다. 물론 이름에서도 드러나듯이 완전체가 되는 그 날과 컴백까지 오랜 시간 팬을 만나기 위해 기다렸다는 뜻을 담고 있는만큼 우리가 ‘뉴이스트’의 모습을 기다리기도 해야한다.


 그러나 데뷔 6년차였음에도 모든 것을 버리고 다시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하는 열정을 보여준 모습. 그리고 그 전부터 뉴이스트라는 이름으로 이들이 그동안 해왔던 음악. 방송을 통해 대중들과 팬들에게 보여지는 모습. 이들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애써왔던 수십명의 스탭들. 그리고 이제 이들을 지지하는 수많은 사람들. 여기까지 봐도 이젠 뉴이스트와 뉴이스트W의 앞길에 꽃길이 쫙 펼쳐져 있음을 알 수 있는 것 같다.


 2019년이 되면 워너원의 활동이 끝나고 뉴이스트는 완전체로 돌아오게 된다. 지금 워너원의 멤버로 있는 민현이 그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해나갈 사람이기에, 뉴이스트W라는 이름으로 있는 나머지 네 멤버 역시도 자신들의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기에 '뉴이스트' 완전체로서의 활동이 더욱 기대된다.

 

 2016년 'Love Paint' 활동 당시 그들이 했던 인터뷰의 부분들을 가져왔다. 이 인터뷰가 나중에 회자되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이들이 말했던 것처럼 이루어지길 바란다며  '컴백 ->  음악방송 1위 -> 단독콘서트와 예능 -> 시상식' 이런 루트를 타야한다고 이야기가 나온다고 한다.


 오늘 있었던 V live에서 '있다면'에 관한 질문이 있었다.

  ‘올해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컴백을 해서 음악방송에 나가서 꼭 1위를 해보고 싶어요.’라는 멤버 아론의 말이 멀지 않은 것 같다. 그들이 빛나는 길을 걷고, 이제 무대 뒤에서 슬픔과 좌절의 눈물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한다.

쩸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